김대복 한의학 박사 |
환절기나 미세먼지가 많은 시기에는 천식 환자가 는다. 천식은 기침과 호흡곤란이 갑작스럽게 반복되는 질환이다. 이는 폐 속에 있는 기관지가 붓고, 아주 예민해진 까닭이다. 기관지가 좁아진 탓에 숨 쉴 때 그렁그렁하는 쇳소리처럼 나고, 마른기침을 심하게 한다. 목에 가래가 낀 느낌, 흉부 답답함이 나타난다. 오랜 천식은 입냄새 개연성도 높다. 다만 만성 기침은 위산역류로 인한 후두염일 때도 나타난다. 이 경우도 구취와 밀접하다.
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게 기침과 천식 환자다. 일반적으로 기침이 3주 이상 지속 되면 만성기침으로 표현한다. 천식은 기침이 주요 원인인 가운데 폐질환, 심장질환, 코의 문제와 연계성이 있다. 검사 상 아무런 이상이 없어도 기침이 계속되는 경우도 많다. 천식은 선천적으로 장부가 약한 유전 성향이 높다. 그렇기에 일회성 보다는 근본적인 면역력 강화를 꾀하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기침을 해수(咳嗽)라고 한다. 해수는 외감(外感)과 내상(內傷)으로 구분된다. 바깥 나쁜 기운이 폐에 침입한 게 외감해수이고, 폐의 기능이 약해 발생한데 내상해수다.
발병이 급작스러운 외감해수의 주증상은 오한, 발열, 두통이다. 원인은 풍한(風寒), 풍열(風熱), 풍조(風燥) 등 외사가 폐에 침범한 것이다. 폐는 호흡을 주로 하고, 그 관문이 코다. 직접 바깥 공기와 접촉하는 코에는 나쁜 기운이 침범하기 쉽다.
내상해수는 발병이 완만하고 기침이 오랫동안 지속돼 잘 낫지 않는다. 원인은 폐장 허약이나 다른 장부의 병이 폐로 옮겨진 것이다. 소화기가 약하면 담(痰)에 취약하다. 이로 인해 기침을 유발하는 비허생담(脾虛生痰), 스트레스와 간의 열로 기침을 유발하는 간화범폐(肝火犯肺), 폐의 진액이 부족해지고 폐기(肺氣)가 약해 숨이 짧아지는 폐장허손(肺臟虛損)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천식은 효천증(哮喘證)이다. 효는 숨을 쉴 때 목에서 나는 그렁그렁한 소리다. 천은 호흡이 짧고 급박한 것이다. 천식 증상은 실천(實喘)과 허천(虛喘)으로 분류된다.
실천은 폐에 나쁜 기운이 침범해 기도가 막혀 생긴다. 주로 풍한, 담탁(痰濁), 담열(痰熱)이 원인이다. 풍한은 초기에 오한이나 미열이 있고, 담탁은 가슴 갑갑하고, 심할 때에는 흉통도 있다. 또 담열은 발열, 기침, 가래, 흉통, 번조증이 나타난다.
허천은 폐나 콩팥(腎)이 약할 때 발생한다. 폐가 약하면 기침이 거칠고 숨이 짧다. 진땀이 나고, 기침 소리도 낮고 약하다. 콩팥이 약한 경우에는 내뱉는 것보다 들이쉬는 게 힘들다. 움직이면 천증이 더욱 심해지고, 기운이 없으면서 손발이 찬 게 특징이다.
질환의 치료 핵심은 정확한 진단과 면역력 강화다. 한의학 경전인 황제내경(黃帝內徑)에서는 ‘바깥 날씨가 춥거나 덥더라도,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쳐도 몸이 허약하지 않으면 병들지 않는다. 병이 되는 나쁜 기운이 모이는 곳은 병을 물리치는 정기(精氣)가 반드시 약하다’고 되어 있다. 면역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천식 치료는 폐, 비, 신의 기능 회복과 면역력 회복이 필수다.
구체적으로 급성기와 안정기로 구분해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급성기와 발작기에는 기관지 확장 효능이 강하고 사기를 몰아내는 약재들로 폐의 울체된 기운을 풀어준다. 안정기에는 폐의 음적인 기운을 수렴하고 비장과 신장의 부조화를 조절한다. 저항력과 적응력을 극대화하는 성분의 약재로 안정기를 최대한 길게 한다.
이와 함께 폐, 비, 신 기능 활성화와 기침 완화, 기혈 순환 촉진의 침 치료를 병행한다. 몸 상태에 따라 한약재 성분과 양을 가감한다. 기본적인 치료로 호전이 어려운 경우는 체질개선을 위한 한약효소요법과 발효생식을 이용한 해독정혈 방법도 좋다. 또한 구청수로 입안 세균억제 및 염증상태를 조절한다.
홍의석 기자 news@iminju.net